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에세이20

풍성한책바 에세이 : 아무튼,서재,김윤관,제철소 서재, 아무튼 “자기만의 책상이란얼마나 적절한 사물인가” 김윤관 139 제철소 목수의 서재-어느 목수가 꿈꾸는 완벽한 서재 이야기 서재에 대한 상상은 언제나 즐겁다.서재는 단지 책으로 가득 찬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장-책을 사랑하는 자가 가져야 할 균형 책장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책장 한 칸의 높이와 넓이이다. 책장의 목적은 간단하다. 책을 많이 보관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되도록 지저분하지 않고 아름답게 보관하고 싶다는 욕망을 바탕으로 한다. 책상-온전한 나를 대면하기 위한 필수품 서재의 중심은 책상이다. 책상은 서재의 문패와도 같다.책상이 있다면 그 공간을 서재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가장 완벽한 서재는 책상 하나가 놓인 적절한 크기의 텅 빈 공간일 것이다. 의자-서재의 럭셔리, .. 2024. 5. 31.
풍성한책방 에세이 :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 유희경,아침달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 유희경 318 아침달 당신에게/적요란 참 오래된 것이지요. 그것은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아니 인간의 짧은 역사로는 가늠할 수 없는 때부터 있었던 현상. 아무것도 없다가 조금씩 드러나는 어떤 감정. 그 감정의 낱말들. 익숙한 듯 낯선, 처음인 동시에 처음이 아닌 그런. Ⅰ. 밤의 낱말들제1부낯설고 먼 곳의 오래된 성당에서 손금/나는 궁금하지 않았다.시간이 어떤 모양으로 다가올지에 대해서. 졸음/아득해졌다. 모든 것이 고요하다. 나는 자리에 앉아서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건 아주 작은 조각구름과 같아 보이기도 하고 적적해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니 아득해졌다는 표현이 아니고서는 그때를 설명할 수 없다. 불안/괜찮다가 아니라 괜찮지 않다가 되어서 그림자를, 딱 그만큼의 그림자를 만.. 2024. 5. 3.
풍성한책방 : 마음의주인,이기주,에세이,마음,사랑,생애,사람 마음의 주인 이기주 207 말글터 1부 마음心 사람 마음에는 저마다 강이 흐른다- 행복은 수많은 우연과 우연히 그야말로 우연한 계기에 의해서 서로 포개지고 스며든 결과인지 모른다. ‘드는 생각’은 머릿속에서 우연히 솟아나는 생각이다. 마음대로 제어할 수가 없다. 생각이 불쑥불쑥 고개를 드는 순간 두더지 잡기 게임을 하듯이 생각을 내려쳐 억누를 수 없거니와 일부러 끄집어낼 수도 없다. 2부 사랑愛 사랑은 마음이 날씨를 살피는 일인지 모른다- 데체되지 않는 존재는 특별하다. 특별하기 때문에 궁금하다. 인간은 수백 수천 개의 각기 다른 방이 촘촘히 연결된 벌집 같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을지 모른다. 하나의 방에서 일어난 소란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다른 방들로 퍼져나가며 크게 증폭되기 마련이다. 조그마한 돌멩이 .. 2024. 2. 25.
풍성한책방 : 사물의 뒷모습 사물의 뒷모습 안규철 291 현대문학 1 식물이 시간 2 스무 개의 단어 3 예술가들에게 은혜를 4 마당 있는 집 관성- 정체성이란 이름으로 내 안에 들어앉은 타성과 편견의 바위들을 끌어내고, 익숙한 방향으로만 흐르려는 생각이 물길을 다른 곳으로 돌릴 힘이 나에게 있는가. 소음에 대하여- 우리가 사는 세상은 거대한 잡음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그럴수록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더 큰 소리를 낼 수밖에 없고, 저마다 내는 더 큰소리들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이 악순환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오려면 결국 우리는 더 낮은 목소리로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무의미한 말을 줄이고 침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완성되지 않는 원圓- 시작점과 끝점이 만나는 순간에 스스로 안으로 닫히면 완성되는 원은, .. 2023. 5. 3.
풍성한 책방 : 익숙한 길의 왼쪽 황선미 203 창비 1부 오래된 통증- 사람은 선택적으로 기억을 지우기도 한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기억을 해마에서 지우는 건 아마도 본능적인 자기 보호일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나에게만 일어났다면 나의 새끼손가락은 생각보다 슬픈 기억을 갖고 있는 게 분명하다. 내 발등에는 죽은 거미가 남긴 듯한 일그러진 자국이 있다. 오래된 거미줄 같은 흔적, 뜨겁게 살이 파였으나 기어이 아물고 기특하게 건재하여 쉰해가 넘도록 나를 지탱하고 있는 나의 발 무늬, 지독한 엄마가 나에게 나누어 준 뼈와 살의 크기. 틀림없이 내 인생의 마지막까지 함께해줄 나의 가장 낮은 몸, 언제나 최선을 선택할 머리에 충실하여 가장 좋은 곳으로 나를 데려가 주고 어떤 경우에도 내 편일 몸. 나의 발은 또 다른 나의 머리, 나이 엄마다. 2.. 2022. 10. 10.
풍성한 책방 : 빛나는 말 가만한 생각 김별아 412 예담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덜 외롭게 나와 함께 울어주고 내 삶을 일으켜준 위로와 희망이 문장들 p11 ‘감사하다’의 반대말은 ‘감사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당연하게 여긴다’이다. 무언가를 누리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면 뻔뻔해진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더 많이 누리지 못함을 불평한다. 삶이 당연해지면 이윽고 지루해진다. 지루함을 이기기 위해 더 자극적인 오락을 찾아 헤맨다. 기적을 믿지 못하기에 기적을 모사한 ‘한탕’을 꿈꾼다. p45 삶이 고통스럽기에 웃어야 한다. 고통스러울수록 더 웃어야 한다. 내가 약해서 웃어야 하고, 상대가 악해도 웃어야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웃는 사람이 강한 것이다. 진짜 승리는 그곳에 있다. p100 가족이라는 사회 구성단위는 그 자체가 모순적이다. 힘이.. 2022. 8. 1.
풍성한 책방 : 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250 김영사 1장 홀로 떠난 곳을 청소하며 p33 마음 단단히 먹자. 용을 잡으러 던전에 들어서는 검투사의 투구라도 빌려온다면 좀 침착해질 수 있을까? 어둠 속에서 왼손으로 거미줄을 걷어내며 이리저리 빛을 비춰본다. 누군가의 집이 아니라 거대한 쓰레기통 안에 들어온 것 같다. 오래 침잠해 있던 수많은 쓰레기는 내가 들어서자 케케묵은 먼지를 일으켜 환영 인사를 건넨다. 먼지라기엔 밀도가 높아서 차라리 모래 공기라 불러야 할 것 같다. p41 부름을 받고 다다르는 곳곳에 가난과 고독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검게 색 바랜 빈곤의 잎사귀가 우수수 떨어져 도처에 널브러져 있는 것 같다. 내 시선이 오랫동안 가난에 물들어 무엇을 봐도 가난의 상징으로 여기는 것일까? 어떤 날은 죽은 이의 우편함에 꽂힌 채 아래.. 2022. 6. 13.
풍성한 책방 : 마음사전 김소연 319 마음산책 p29 마음에는 두 개의 귀가 있다, 듣는 귀와 거부하는 귀, 이 두 개의 귀로 겨우 소음을 견디고 살아간다. p45 감정은 세세하기 때문에 명명될 수 있지만, 기분과 느낌은 명명이 불가능하다. 감정이 한 칸의 방이라면, 기분은 한 채의 집이며, 느낌은 한 도시 전체라 할 수 있다. 감정은 반응하며, 기분은 그 반응들을 결합하며, 느낌은 그 기분들을 부감한다. p60 소망은 지니고 태어나고, 희망은 살면서 지니게 된다. 소망은 희망도 우리의 힘만으론 이루기 어렵다. 희망은 행운이 필요하고 소망은 신의 가호가 필요하다. p82 낯설음에 대한 용서할 수 없음, 실망스러움에 대한 인정할 수 없음. 비겁함에 대한 치떨림, 거절당함에 대한 납득할 수 없음, 부당함에 대한 조건반사……. 우리.. 2021. 9. 18.
풍성한 책방 : 소란 박연준 223 난다 p59 어느 겨울밤, 비밀로 얼룩진 생각들로 한데 모아 죄다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잘못 알고 있었어요. ‘비밀’이란 도대체 버림을 당하는 것이 아니더군요. 코웃음 치며 다시 곁에 돌아와 앉더군요. 끈질기게 살아남더군요. p86 마음이 고단할 때, 어디 내장 기관 깊숙한 곳에 구멍이라도 하나 뚫린 것처럼 몸속에서 자꾸 휘파람 소리가 들릴 때 겨울 바다에 가고 싶어진다. 가서 속에 고여 있는 온갖 찌꺼기들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휙, 던지고 싶다. 바다는 넙죽넙죽 폐기된 마음들을 집어삼킬 것이다. 투정하지 않을 것이다. p169 말은 감정과 상황과 스토리가 다 지나간 뒤에 ‘겨우’남는 찌꺼기일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든 말이 먼저인 경우는 없다. 말은 가장 마지막에 혼자 남은 자가 .. 2021. 8. 14.
풍성한 책방 : 아무튼, 술 김혼비 171 제철소 p33 소맥을 말 때 숟가락으로 유리잔의 바닥을 내리치는 소리는 유난스러워서 싫지만, 젓가락으로 아랫술을 윗술 쪽으로 휘젓는 소리는 좋다. 샴페인 뚜껑이 펑 하고 날아가는 소리는 무서워서 싫지만, 잔에 따라진 샴페인에서 기포가 보글대며 힘차게 움직이는 소리는 좋다. 축구를 하고 난 후 목이 탄 축구팀 언니들이 여기저기서 다급하게 맥주 캔 따는 소리는 그렇게 경쾌할 수 없고, 단숨에 들이켜지는 맥주가 목울대를 넘어가는 소리는 그렇게 호쾌할 수가 없다. p80 한 인간으로서 나름 매일매일 실존적 불안과 싸우고 있으며 누군가의 소중한 관계망 속에 자리하고 있는 존재라는 걸 상기시켜주는 흔적을 봐버리면 필요 이상의 사적인 감정과 알 수 없는 책임감 비슷한 감정이 생겨 곤란하다. p90 삶은.. 2021. 8. 7.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