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분류 전체보기482 풍성한 책방 : 고양이가 내게 말을 걸었다 프레데리크 에브라르·루이벨 253 다른세상 p22 아르지롤의 털은 몹시 부드러웠다. 고양이가 오히려 나를 쓰다듬어 주고 있는 셈이었다. 내가 누군가의 위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p60 지하실의 희미한 불빛 때문에 크기와 형태를 쉽게 가늠하기 힘들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그 고양이가 다리 하나를 허리춤에 얹고 있었다고 말하면 독자들은 아마 믿지 못할 것이다. 못 믿는 게 당연하다. p155 운명은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불현듯 나타나 우리에게 크고 작은 고민거리를 안겨 주거나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 속으로 우리를 몰아넣기도 한다. 어쨌든 내가 그 순간 들이쉬는 공기는 참으로 부드러웠다. 뒷표지 우리는 매일 고양이에게 새로운 것을 배운다. 다른 사람.. 2021. 6. 18. 풍성한 책방 : 시인 자살 노트를 쓰는 살인자 마이클 코넬리 607 랜덤하우스 p13 죽음이 내 생업의 기반이다. 내 직업적인 명성의 기반도 죽음이다. 나는 장의사처럼 정확하고 열정적으로 죽음을 다룬다. 상을 당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슬픈 표정으로 연민의 감정을 표현하고, 혼자 있을 때는 노련한 장인이 된다. 나는 죽음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죽음을 다루는 비결이라고 옛날부터 생각했다. 그것이 법칙이다. 죽음의 숨결이 얼굴에 닿을 만큼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게 하면 안 된다. p115 검은 얼음을 내려다보며 나는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호수에 사는 물고기들 중 어떤 녀석들은 겨울에 꽁꽁 얼었다가 봄에 호수가 녹으면 순식간에 잠에서 깨어난다는 얘기였다. 그 말이 사실인지 궁금해졌다. 사람이 그 물고기들처럼 할 수 없다는 사실이.. 2021. 6. 11. 풍성한 책방 :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황영미 199 문학동네 p70 나는 내 친구들에게 자잘한 선물 주는 걸 좋아한다. 취향이 까다로운 아람이 말고는 다들 내가 준 선물을 대체로 마음에 들어 하는 편이다. 무리하는 건 아니다. 학원 안 다니지, 간식이나 화장품 사는 것 말고는 용돈을 쓸 곳도 없지, 그러니 나는 친구들을 위해 마음껏 선물을 살 수가 있다. p127 비가 갠 운동장은 조용했다. 청정한 하늘을 가르며 새들이 날아갔다. 저쪽 스탠드에 아람이, 병희, 설아가 서 있었다. 나는 터벅터벅 친구들을 향해 걸었다. 설아가 제일 먼저 나를 발견했다. 내가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설아도 손을 흔들었다. 멀지 않은 거리. 그런데 친구들의 분위기가 묘했다. 나를 바라보는 아람이와 병희의 표정, 설아의 알 수 없는 미소, 뭐지? 내 얘기를 하고 있.. 2021. 6. 4. 풍성한 책방 :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빼 122 열린책들 p6 마르슬랭은 어떤 이상한 병에 걸려 있었다. 얼굴이 빨개지는 병이었다. p26 마르슬랭은 ‘그렇게까지’불행하지는 않았다. 단지 자신이 어떻게, 언제, 그리고 왜 얼굴이 빨개지는지를 궁금하게 여길 뿐이었다. p36 르네 라토는 아주 매력적인 아이였고, ~ 갓난아이 때부터 아주 희한한 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p96 그는 감기에 걸린 불쌍한 한 남자가 끊임없이 기침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는 다른 모든 사람들 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2021. 5. 28. 풍성한 책방 : 흰 티티새 이야기 다름은 죄가 될 수 없고 다름을 평가하는 잣대가 필요하지도 않다 알프레드 드 뮈세 95 지식을만드는지식 p5 특별한 티티새로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영광스럽지만 고통스러운 일이다. p21 “당신은 누구세요? 어디서 왔어요? 정말 굉장한 모험을 하고 계시네요! p43 ‘내게만 행복이 금지되어 있는 모양이야! 떠나자, 이 잔인한 세상에서 도망치자! 이렇게 다른 이들의 행복한 모습에 마음 찢어지는 것보다 부엉이한테 먹히더라도 어둠 속에서 길을 찾아가는 게 낫겠어!’ p71 혼자, 깊은 밤에 자기를 최상의 시인으로 만들어 준 신의 은총을 온 가슴으로 찬양하며 정적이 흐르고 있는 숲에 생각을 자유롭게 쏟아내고 있었다. 2021. 5. 21. 풍성한 책방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더글러스 애덤스 295 책세상 p53 이 특정 목요일, 지구 표면에 수 마일 위에 있는 전리층을 뚫고 무언가가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사실 그 무언가는 하나가 아니었다. 그것은 수십 개나 되는 거대하고 노랗고 두툼한 석판같이 생긴 물체로, 사무실 건물만큼이나 크고 새들처럼 조용했다. 그것들은 항성 솔sol(태양을 가리킨다-옮긴이주)이 내뿜는 전자기파는 광선을 쬐면서 편안히 비상했다. 이들은 때를 기다리며 무리 지어 준비하여 있었다. p99 지구의 환영이 메슥거리는 정신을 어지럽게 헤엄쳐 다녔다. 그의 상상력으로는 지구 전체가 사라져버렸다는 충격을 도무지 느낄 수가 없었다. 그건 너무나 거대한 일이었다. 그는 부모님과 누이동생이 사라져버렸다는 생각을 하며 감정선을 자극해봤다. 아무 반응도 없었다. 자신과.. 2021. 5. 15. 풍성한 책방 : 독약 프랑스와즈 사강 72 소담출판사 p11 잔디밭에서 돌아오는 길에 흐느낌을 들었다. 모든 흐느낌이 그렇듯 그 소리도 비통했다. 누군지 모르지만 아주 젊고 많이 지친게 틀림없었다. 나는 그 번민하는 창가에 바짝 다가섰다. 그리고 그 앞을 지나가며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신한 순간 발걸음을 재촉했다. p26 게으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심장에 나도 모르게 주의를 기울이며 홀로 걷는 이 길로 나를 인도한 모든 것, 나는 이렇게 벌을 받고 있다. 뒷표지 사강은 이 책에서 일기 형식을 빌려 독자에게 조용조용히 말을 건넨다. 고통과 늙어감, 불안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그녀는 스스로를 관찰하고 진찰하며 자신의 생각과 독서, 죽음과 허무, 고독에 대한 깊은 두려움을 전하다. 프랑스 대표 화가 베르나르 뷔페의 그림이.. 2021. 5. 7. 풍성한 책방 : 핼러윈 파티 애거서 크리스티 314 황금가지 말하지 않는 비밀이 갖고 있는 사실 27장으로 이야기가 전개됨 p25 모두 밖으로 나갔다. 사과 건지기 시합이 벌어지고 서재에서는 흥분에 차 깩깩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시합을 마치 참가자들은 머리카락이 젖은 채 사람들 주변에 엄청나게 엎질러진 물을 처리하고 돌아왔다. 적어도 소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많았던 것은 청소부 굿바디 부인이 분장한 핼러윈 마녀가 등장한 대목이었다. 그녀는 마녀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턱에 닿을 듯한 매부리코뿐 아니라 불길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낮은 목소리와 마술에 걸린 듯한 엉터리 리듬으로 옹알이에 가까운 소리를 기가 막히게 연기했다. p81 레이놀즈 부인은 드레이크 부인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능력이 철철 넘치는 분위기 따위는 약에 쓰려야 .. 2021. 4. 29. 풍성한 책방 : 운트라 선생 위선의 외줄에 서 있던 운라트는 자신의 가면이 벗어진지도 모르고 위선의 종착역에서 비웃음을 만들었다. 하인리히 만 146 지식을 만드는 지식 p8 학교에서 운라트는 의무에 대한 충실, 학교에 은혜, 병역에 대한 사랑 등에 대해 작문을 하게 하는 열혈한 국수주의자로서, 학생들과의 관계를 자신이 대변한다고 믿는 권력의 원칙 아래에 둔다. 그 학생들의 자기에게 몰래 적의를 품고 있음을 알고, 제자들을 철천지원수로 여긴다. 그리고 교사로서의 권위가 사라지는 게 느껴지자, 폭군 같은 전황으로 자신의 권위를 유지하려고 한다. p35 사방 어디에서나 적들에게 위협을 받고 있는 운라트가 거리를 끝에서 끝까지 걸었다. 그는 머리끝이 주뼛 서는 느낌이 들어 집들을 살그머니 지나갔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그의 머리 위로 더러.. 2021. 4. 23. 풍성한 책방 : 개미 분명 시집을 읽었는데, 여운은 묵상집을 읽은 감정이고 귀가에 맴도는 이야기가 있는 시집이다 연필로 그려진 그림을 유심히 보면서 읽는 시집 이생진 시 /원석연 그림 열화당 서문 어느날 길 잃은 개미처럼 길을 잃었을 때 은행나무 밑에서 그림 그리고 있는 元 선생에게 길을 물었다 당신의 그림 속에서 내가 내 길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그랬더니 “당신도 연필을 들고 내 그림 속에 든 시를 그려가라” 했다 그래서 나는 내 연필로 元 선생의 그림 속에서 내 시를 그렸다 2021. 4. 23.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49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