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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책방 : 초콜릿 케이크와의 대화 대화의 상대로 인식된 이후 케이크를 먹을 수 있을까 마르탱 파주 81 톡 p33 학교 친구들은 아무도 내 생일 파티에 오려고 하지 않았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난 꽤 친절한 아이인 것 같은데. 친구들에게 애완동물을 데려와도 좋다고까지 했다. 진짜 동물이든 상상의 동물이든 상관없다고. 참, 집에서도 키우는 식물도 데려오라고 했다. (엄마가 키우는 식물 한테 소개해 주면 되니까.) p51 케이크는 상처를 받은 모양이었다. 나는 케이크의 슬픔과 외로움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초콜릿 케이크 왕국에서 나 홀로 깨어난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낯선 세계에서 친구도 하나 없이 살아야 하는 불쌍한 초콜릿 케이크, 나는 그런 케이크에게 최대한 다정하게 대해 주기로 했다. 케이크는 크나큰 상처를 받고 할 말.. 2020. 11. 6.
풍성한 책방 : 편지에는 그냥 잘 지낸다고 쓴다 윤제림 1부 바위에 시도 썼을 것이다 2부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것 3부 불온한 생각도 아직은 더러 있는데 4부 나만 못 본 게 아니라 아무도 못 봤다 시인의 말 판소리 적벽가〈군상설움타령〉을 듣는다 조조의 병사들 신세한탄이다 제 처지가 얼마나 기막힌지 들어보라며 좌우를 밀치고 나서는 군사 사설마다 울음이 반이다. 제가 제일 서럽다며 천지간에 누가 저만큼 딱하고 원통하겠느냐고, 제 얘기 먼저 들어달라고 나한테까지 하소연이다. 슬픔에 우열이 어디 있으랴, 무등 (無等)이다. 줄 세우기도 난감하고, 줄 것도 없다. 시 쓰는 일 말고, 이삼 년 막 익히면 보내주고 나눠줄 것이 많은 일을 배울 걸 그랬다. 2020. 11. 1.
풍성한 책방 : 신사 고양이 반려동물에게 선택 받은 당신들이 읽는 책 메이 사튼 147 마음산책 p 17 제1장 알렉산더의 털목도리와 떠돌이 고양이 영예롭게 세상 위에 군림할 수 있지만 편안하다고 하기에는 조금 지나치게 야윈 떠돌이 고양이로 한동안 지내던 털북숭이 인간은 두 살이 되었을 때 이제 정착하겠다고 마음먹었다. p31 제2장 모험 털북숭이 인간은 눈도 뜨지 않은 채 뛰어올라서 식료품점 뒤로 몸을 숨겼다. 풀로 붙인 듯한 눈을 간신히 뜬 뒤에 이 세상에 남아 있는 것이 있기나 한지 보려고 가만가만 뒷걸음쳤다. p43 제3장 탈출 털북숭이 인간은 음식을 보기도 전에 뒷걸음질했다. 흥분으로 곤두선 털을 정리하며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p53 제4장 대구 요리 어찌나 깊이 평화와 고요에 빠져 있었는지, 바로 옆에 있는 창문이 위로 .. 2020. 10. 31.
풍성한 책방 : 10초 이명애 킨더랜드 글자없는 그림책 10초 동안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글이 없어고 읽을 수있는 책 겉 표지 뒷면 10초의 흔들림, 10초의 놀이, 그 짧은 시간, 사라진 것들. 어딘가에서, 다시 태어나는 시간. 2020. 10. 30.
풍성한 책방 : 이번 차는 그냥 보내자 황규관 1부 인간은 모두 호미의 자식들이다. 2부 시는 당신을 아프게 하려고 온다 3부 과거가 납빛 같은 회벽일 리 없다 4부 우리는 노란 참외 꽃을 가꿔야 한다 시인의 말 출근길에 아이들 놀이터 주위에 심어진 나무의 가지를 모두 잘라내는 것을 보고 격분해 시청에 따졌다. 그 이상은 자르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지만, 퇴근길에 보니 이미 가지를 잃은 나무의 모습은 차마 보기 힘들었다. 한두 번이 아니다. 나무와 풀과 냇물 잎이 살아와서 그런지 현대인의 정신이 사막이 되어가는 것을 자주 느낀다. 나를 소박한 자연주의자로 불러도 상관없다. 인간은 다른 존재들이 지어준 가건물 같은 것에 지나지 않는데, 마치 독자적으로 진화해온 것처럼 우기고 있다. 맘대로 하라지. 나는 오늘도 흐르는 냇물을 보며 내 영혼의 모.. 2020. 10. 30.
풍성한 책방 : 좀머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125 열린책들 p42 어머니가 다시 말했다. 「그 사람은 밀폐 공포증이 있다니까요. 그것 말고는 아무 병에도 안 걸렸고, 그 병에는 약도 없어요.」 잠자리에 들었을 때 내 머리에는 그 길고 이상한 단어가 한참 동안이나 떠날 줄을 몰랐다. 밀폐 공포증……, 나는 그 단어를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몇 번이고 되풀이 하면서 외웠다. 밀폐 공포증…… 밀폐 공포증…… 좀머아저씨는 밀폐 공포증이 있어…… 그 말의 뜻은 아저씨가 방안에 가만히 있지 못한다는 것 ……방안에 가만히 있지 못한다는 것은 밖에서 돌아다녀야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p60 풀 사이로 바람 한 줄기도 불지 않았다. 풍경이 마치 그대로 굳어 버린 것 같았다. 그때 조금씩 움직이는 작은 점이 눈에 띄었다. 그 점은 숲 가장자리 맨 왼.. 2020. 10. 30.
풍성한 책방 : 4차 산업혁명 김대호 107 커뮤니케이션북스 들어가는 글 산업혁명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그것이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때 붙일 수 있는 개념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연결’과 ‘지능’이다. 연결과 지능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그것은 초연결 사회를 가져온다. 무엇보다도 ‘연결(connectivity)’이 핵심이다. 인간의 역사는 연결을 확대해 온 역사로도 설명된다. 01 연결 4차 산업혁명의 기본은 지능을 결합해 ‘연결’을 확대하는 것이다. 02 사이버 – 현실 융합 사이버와 현실을 융합하는 것은 인공지능 발전을 통해 가시화되고 있다. 03 사물인터넷 세상의 모든사물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서로 소통하는 사물인터넷은 인터넷 등장 이후 가장 .. 2020. 10. 29.
풍성한 책방 : 기도의 막이 내릴 때 빈틈없는 이야기의 전개 쉼없이 읽어내려가는 책 히가시노 게이고 482 재인 p14 그날은 낮부터 눈발이 날렸다. 눈이 쌓이면 사람들도 나다니기 힘든데, 하며 야스요는 유리코가 걱정스러운 전화를 해 보았다. 그런데 벨이 아무리 울려도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순간 불안감이 밀려왔다. 야스요는 모자 달린 다운재킷을 입고 부츠를 신은 다음 집을 나섰다. 그때까지 유리코는 하기노마치의 아파트에 그대로 살고 있었다. 2층 건물에 여덟 세대가 들어 있는 아파트였다. 유리코가 사는 2층 맨 안쪽 집 문 앞에 서서 벨을 눌렀지만 역시 반응이 없었다. p76 무대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고 있었다. 두 남녀, 색주가 여자 하쓰와 간장 가게 점원 도쿠베가 동반 자살하는 장면이었다. 다만 이번 연극에서는 이 장면이 한 인.. 2020. 10. 29.
풍성한 책방 : 사막의 우물 생텍쥐페리 131 씽크북(절판) p13 사막의 우물 혹은 발견할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하여 사막은 척박하다. 사막에는 볼 것도 귀 기울여 들을 것도 없다. 잠들지 않는 내면의 삶이 더 힘이 되는 까닭에, 인간은 무엇보다도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암시에의해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p21 상상 속의 양 혹은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우리는 공간의 넓이를 알기 위해 여행으로 도피한다. 그러나 넓이는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세워지는 것이다. p31 단 한송이뿐인 장미 혹은 책임지는 사랑에 대하여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책임감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비록 자신이 어떤 곤경에 대해 아무 잘못이 없다 해도 그것을 목격하면 수치를 느끼는 것이다. p43 모든 별은 너의 친구가 될 것이다 혹은.. 2020. 10. 29.
풍성한 책방 : 이반 데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223 민음사 p38 화공이 슈호프의 겉옷 위에 〈췌-854〉라고 번호를 새로 써준다. 슈호프는 앞섶을 여밀 새도 없이 허리띠로 쓰이는 노끈을 들고 자기 반원들이 있는 쪽으로 달려간다. 금세 신체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슈호프는 자기 반원인 체자리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도 파이프에 담은 것이 아니라 궐련을 피우고 있다. 그렇다면, 한 모금 얻어 피울 수도 있다. 그러나 슈호프는 직접 청하지는 못하고, 그의 옆에 바짝 다가서서 약간 등을 돌리고는 곁눈질로 그를 쳐다보고 있다. p95 이제, 죽을 먹는 이 순간부터는 온 신경을 먹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얇은 그릇의 밑바닥을 싹싹 긁어서 조심스럽게 입속에 넣은 다음, 혀를 굴려서 조심스레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먹어.. 2020.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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